지난 여름, 미국의 강력한 부동산 협회인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도입한 규정 변경이 미국인의 주택 매매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시 관행적으로 적용되던 6%의 중개 수수료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2025년 봄 주택 매매 시즌이 시작되면서 부동산 업계는 실제 변화가 미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중개인 브리타 클라인가트너(Brita Kleingartner)는 "서류 작업이 변경되었고, 대부분의 중개인이 수수료에 대해 고객과 미리 논의하는 방식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랐던 수수료 변동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7%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국 평균 주택 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8월 시행된 새로운 규정이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낮춰 일반 소비자들의 주택 매매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TD Cowen Insights는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중개 수수료가 25~50%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Redfin)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수수료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특히 50만 달러 미만의 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오히려 중개 수수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과 인터뷰한 부동산 중개인들은 여전히 대부분의 주택 판매자가 중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규정 준수 컨설턴트 서머 고랄릭(Summer Goralik)은 "만약 이번 규정 변경의 목표가 판매자가 구매자 중개인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이는 완전히 실패한 셈"이라며 "기존 방식이 단순히 새로운 포장지를 입고 지속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변화가 있었던 두 가지 핵심 사항
지난해 3월, NAR은 4억 1,800만 달러(약 5,500억 원) 규모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는 NAR이 150만 명 이상의 부동산 중개인을 대상으로 한 내부 규정이 전통적인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판매자가 전체 중개 수수료(보통 5~6%)를 부담하고, 이를 판매자와 구매자 중개인이 나누는 구조였다.
이번 합의안에서 두 가지 핵심 변경 사항이 도입되었다.
- 구매 계약 의무화: 이제 부동산 중개인은 주택 구매 희망자와 함께 주택을 둘러보기 전에 서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 계약은 판매자가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구매자가 직접 중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는 역할을 한다. 로스앤젤레스의 클라인가트너는 "이제 중개인은 고객과 더 이른 시점에 수수료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며, 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MLS(부동산 정보 공유 시스템)에서 수수료 정보 삭제: 이번 변경으로 인해 부동산 중개인들이 매물 정보를 공유하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에서 중개 수수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전에는 일부 중개인이 더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매물만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NAR은 이러한 행위가 원래 규정상 금지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정에도 불구하고, 중개인들은 여전히 서로 연락해 수수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위스콘신주 선프레리의 부동산 중개인 존 로이터(John Reuter)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규정 변경은 주택 매매 과정을 오히려 더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는 중개인들이 과거 거래에서 수수료가 얼마나 지급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러한 정보가 완전히 차단되었다"며 "결과적으로 중개 수수료를 더 투명하게 만들려던 시도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법적 논란 지속
이번 합의안과 규정 변경은 지난해 11월 연방 판사의 최종 승인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 법대의 타냐 모네스티어(Tanya Monestier)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사가 이번 합의안을 면밀히 검토해, 결국 무효화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변경은 실질적인 변화가 아니라 단순한 눈속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개편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미국 부동산 규정 변경, 주택 구매 방식에 미친 영향과 해결책
미국 부동산 규정 변경의 배경
미국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규정 변경은 기존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구조를 개혁하여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현재, 실제 변화는 미미하며 기대했던 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규정 변경이 실패한 이유
첫째, 기존 구조의 관성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판매자가 중개 수수료를 부담하는 기존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단순히 포장 방식만 바뀌었을 뿐이다.
둘째, 정보 비대칭이 심화되었다. MLS에서 수수료 정보를 삭제함으로써 소비자와 중개인 간의 정보 불균형이 오히려 더 커졌다.
셋째, 제도적 보완이 부족하다. 중개 수수료 절감을 위한 강제 조항이 부족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
해결 방안
첫째, 중개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일정 비율 이상을 초과하는 수수료 부과를 금지하여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거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MLS를 통한 중개 수수료 공개를 의무화하여 시장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정부 주도의 표준 계약을 도입해야 한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명확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표준 양식을 개발하여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규정 변경으로 피해를 보는 집단과 지원책
- 소규모 주택 구매자: 저가 주택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오히려 증가한 중개 수수료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
- 신규 부동산 중개인: 기존 네트워크가 강한 대형 중개업체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신규 중개인을 위한 교육 및 초기 비용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 주택 판매자: 수수료 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거래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하여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과 해결책
첫째, 중개 수수료 과다 문제가 존재한다. 중개 수수료율이 지역별, 거래 유형별로 차이가 크고 소비자의 부담이 과도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수료율 상한제 및 표준화된 계약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다. 매물 정보가 부동산 플랫폼이나 특정 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소비자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국가 주도의 부동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전세 제도가 불안정하다. 전세 사기 및 임대인의 불법 계약이 증가하고 있어 주거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전세보증보험을 의무화하고 임차인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 모두 공통적으로 중개 수수료 문제와 시장 투명성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 개입을 통한 거래 투명성 확보, 표준화된 계약 제도 도입, 소비자 보호 정책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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